확고한 지위에 오르더라도 보통은 자신이 성취한 것을 느긋하게 음미하지 못한다.
주위에는 항상 더 많이 이룬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스무 번째 대학 동창회에 나갔을 때 동급생끼리 앉다 보니 나는 여자 동창 여덟 명과 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학창 시절에 서로 얼굴만 알던 사이였지만 우리는 이내 대학 2년을 얼마나 우울하게 보냈는지 털어놓기 시작했다.
다들 자신만 빼고 남들은 모두 잘 해나가는 줄로만 알았는데 속사정을 들으니 겉으로 보였던 것과 정반대였다.
우리는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고백했다.
나이든 부부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은 언제나 깊은 울림을 준다.
편안한 애정과 조화를 이루는 그들의 걸음걸이, 침묵 가운게 깃든 다정한 몸짓에 나는 시선이 끌린다.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함께 있는 기쁨을 음미하며 몸짓으로 축하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온다 -수도사 데이미드 스테인들 라스트-
감사하는 마음은 비교에서 나온다.
감사란 여러가지 형태로 겪을 수 있는 운명을 자각할 때 생겨난다.
운명이 바뀌면 소중한 것들을 거의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런 의식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누리는 행복에 계속 관심을 두고 혜아려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남의 고통에 연민을 느낄수록 이러한 자각은 더욱 커진다. 그러다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가진 것에 더욱 감사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부모가 중환자실로 실려간 후에야 그분들이 천하무적이라는 망상에서 깨어난다.
그 순간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고작 몇 시간 혹은 몇 주밖에 그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부모와 자식 모두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서로를 더 잘 본다.
겉으로 보이는 무모님을 내면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 보려면 죽음이라는 먼 거리가 필요한 것 같다.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고서 나서야 부모님이 결코 전능하지 않다는 것, 쉽게 상처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그분들 역시 사랑받고 있다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된다
자식들이 젊어서 많은 것을 시도하는 동안 부모님들은 많은 무력감을 느꼈다.
자식들이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타이르고, 자식들이 내비치는 건방진 태도에 할 말을 잃으면서도, 자식들이 위험한 일에 빠지면 오직 그 걱정만 하셨다.
부모님의 결점을 똑같은 인간이라는 관점으로 보면서 우리 자신이 부족함도 너그러운 시각으로 보게 된다.
그러다 문득 우리가 시행착오를 했듯 부모님도 어쩔 수 없이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란 없다.
실수를 바로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훌륭한 부모가 있을 뿐이다.
시간이 지난다고 슬픔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다만 슬픔을 견디는 요령이 생기고 그 리듬에 응하는 지혜를 배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크고 강렬한 슬픔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럴 때 실컷 울고 나면 슬픔이 물러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슬픔은 그렇게 물러나서 기다리고 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만물의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관점을 지니면 마음이 더욱 평온해지고 한 발 물러서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가는 죽게 될 존재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 의사가 숲에서 죽음에 노출되는 것이나 환자가 죽음에 위협을 받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곰에게 죽거나 종양으로 사망하거나 생명이 끝나는 것은 다 같은 자연의 순리다.
세상 아름다움과 자연 섭리에서 평화를 찾는 방법은 삶과 죽음의 리듬에 몸을 맡기는 일도 포함된다.
오만한 사람은 자신이 지닌 한계를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가장 비겁한 부류일 수 있다.
자신의 본래 모습에 대한 비난을 돌아볼줄 아는 사람은 결국 뿌리 깊고 흔들리지 않는 자심감을 얻는다.
젊었을 때에는 차에 가재도구를 싣고 다니는 노부부를 보면 그들의 자유가 정말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 후에는 자유에도 이중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유롭게 여행을 하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불안함을 감수해야 한다.
공동체에 속하지 않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체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삶은 가까이서 보면 짧은 붓질이 어지럽게 난 인상주의 화가의 그림과 같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데 급급하다 보면 인생에 대해 잘 모르고 놓치는 것이 너무 많다.
의도적으로 물러나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는 습관은 반드시 길러야 한다.
젊을 때는 경솔함에 지배되기 쉽고 자신의 생각을 즉각 토해내야 직성이 풀린다.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좋아 보이는 일을 마룬다는 것은 왠지 소심하거나 노인네처럼 고루하고 답답하게 보인다고 생각한다.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것은 행복하게 살기 위한 기본 태도다.
존경하는 사람들의 삶을 겉으로만 보면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그 자리로 올라갔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대부분 사람이 계획보다는 느낌에 따라 많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의 경험으로 강해지고 싶다면 난관을 돌아가지 말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
내면이 성장하면 삶은 더욱 속도를 내며 발전한다.
지금까지 걸어 온 좁은 길은 뛰어 넘게 된다. 우리가 하는 기대는 물론이고 기억에 관련해서도 더욱 유연해진다.
새로운 삶을 살려면 불안함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자신을 송두리채 흔들 열정을 지녀야 인생 후반에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사람을 바꾸는 통찰력을 윈한다고 해서 갑자기 불러낼 수는 없다.
통찰력은 수십 년간 노력하여 조금씩 커지면서 서서히 우리를 변화시킨다.
살다 보면 내면에서 여러가지 힘이 섞이고 커져서 어느 순간 놀라울 정도로 의식에 변화가 일어난다.
성장은 오랜 세월 짓눌러온 문제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힘이다. 그만큼 파급력도 강하다. 그대는 그 일이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의아해질 뿐이다.
조용히 앉아 내면을 돌아보는 것은 덧없음에 대한 대담한 대답이며, 시간을 움켜쥐어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한 가지 소망을 이루고 나면 다른 소망도 이루고 싶어지는 법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이 느껴지면 늘 해오던 믿을만한 방법대신 모험을 꿈꾼다.
오늘내일로 미루던 상태를 끝내고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겠다고 선언한다.
잠겨 있던 자신의 성향대로 자신이 바라는 일을 하겠노라 준비하는 것이다.
위험은 삶의 필수 요소이다.
위험을 잘 이용하면 그만큼 성장하니까 말이다.
변화에는 두려움이 따르고, 나이가 들면 상실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중요한 점은 두려워도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을 전체적으로 조명할 줄 아는 것은 아마도 최고의 능력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 수명만큼 소통스러운 사건의 전후 관계를 살피는 범위가 넓어진다.
인생을 살다보면 타고난 본성대로 사는 것이 점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언젠가 죽어가는 친구를 밤새 간병하다 잠깐 쉬려고 병원 밖으로 나온 적이 있다.
그때 오후의 화려함에 놀랐다.
사람들은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생업을 위해 분주히 돌아다녔다.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마음으로 걸으면서도 길 위로쏟아지는 햇살과 나의 건강하고 활기찬 보폭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상실감이 엄청난 활력소를 주기도 한다.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 때 행복을 누리자꾸나.
친절하고 너그럽고 착하게 살자고. 이것이 행복한 삶을 위해 해야 할 기본이란다.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 조촐한 세상을 즐겨라.
좋은 음식과 따뜻한 미소와 꽃이 만발한 과일나무와 왈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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