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두 눈은 얼굴에서 코를 사이에 두고 분리되어 있다. 따라서 두 눈이 보는 것은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이러한 두 눈의 상들이 하나로 융합되는 곳은 뇌 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양쪽 눈을 공간상에서 같은 지점을 향해 겨냥하면, 각 눈에서 얻어진 정보가 뇌 안에서 결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때문에 우리는 세계를 윤곽이 뚜렷하고, 상세하고, 풍부한 깊이감을 느끼면서 볼 수 있다.
어떤 사물을 보려면, 그 사물에 맞고 튕겨 나오는 광선이 눈에 들어가서 안구 뒤쪽까지 이동해 망막에 맺혀야 한다.
망막에서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들이 빛을 감지해서 이 정보를 다른 망막 세포들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뇌의 더 깊은 곳에 있는 뉴런들로 전달한다.
우리가 행동하고 경험하는 것을 통해 뇌의 각 부분에 있는 회로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
뇌영상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과학을 통해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뇌는 두 눈에서 오는 입력을 하나의 그림으로 융합하듯이, 수많은 감각기관에서 오는 모든 입력을 하나의 통일되고 일관된 세계상으로 통합한다.
또한 신생아들은 다양한 거리에서 눈의 초점을 맞출 능력이 없다. 대신, 약 20센티미터 거리, 즉 자신을 돌보는 엄마의 얼굴을 보기에 알맞은 거리에서만 잘 본다.
하지만 신생아들에게도 타고난 지각 기술들이 있다. 태어난 지 9분밖에 안된 아기들도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영아들은 눈을 모아서 가까운 사물을 보기 시작하고, 다음으로 눈을 벌려서 먼 곳에 있는 사물을 본다.
대략 12주정도까지 이런 이향운동 능력이 발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 좀 더 뚜렷하게 보기 위해 눈의 중심오목이 성숙되고,
먼 곳과 가가운 곳 둘 다를 보기 위해 수정체의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발달한다.
아기들은 어느 쪽 입체도에 대해서도 선호를 보이지 않다가 약 4개월이 되자 3차원으로 보이는 입체도를 보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눈을 모으는 능력, 두 상을 한데 융합하는 능력, 입체적 깊이를 이해하는 능력이 모두 대략 같은 시기에 발달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융합 능력이 떨어지고 사시가 되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사시는 분만 시에 외상을 입었거나, 갓난아기 때 고열이 났거나, 두 눈이 궤도에서 위치를 약간 벗어났거나, 여러 개의 눈 근육 강도에 약간의 불균형이 생겼거나,
시각 발달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결과일 수 있다.
입체시와 운동시차가 깊이를 지각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므로, 사시나 기타 양안시 장애가 있는 영아들은 빈역한 단서들을 가지고 깊이감과 공간감을 발달시킨다.
이 아이들은 명암이나 원근과 같은, 깊이에 대한 '단안 단서'들에 많이 의존한다. 그 결과 많은 내사시 아기들이 장남감 쥐기나 젖병 붙들기와 같은 행동을 숙달하는 데
더디고,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는 좀 더 자란 아이들은 심지어 걸음걸이와 자세에서 이상을 보일 수 도 있다.
유아기 때 입체시가 없어지면, 결국 극도로 거리 감각이나 공간 감각이 약해진다.
물론 나를 맨 처음 파사넬라 선생에게 데려갔을 때 나의 부모님은 이런 내용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부모님이 아는 것이라고는 당신들에게 도무지 똗바로 머물지 않는 몹시 신경질적인 두 살짜리 애가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우리는 글자를 볼 때 시력검사에서처럼 한쪽 눈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두 눈으로 보므로, 눈을 조화롭게 움직여 단어들의줄을 건너다녀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단어들로부터 의미를 추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 전부가 좋은 시각과 연관되고 우리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들 대부분이 글을 읽을 때, 양 눙이 언제나 지면에서 정확하게 똑같은 곳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읽는 시간의 반절 정도는 오른쪽 눈은 왼쪽 눈에 보이는 글자에서 오른쪽으로 한두 글자 옆을 겨냥하고 있다.
이것이 읽는 사람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두 눈에서 오는 상들이 뇌에서 융합되기 때문이다. 두 눈에서 오는 정보가 협력해서 뇌에서 하나로 결합되는 것이다.
학습장애로 오진되었으나, 실은 시각적 장애가 문제였던 아이들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에게 시각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책을 읽을 때 단어들이 지면에서 뛰어 돌아다녀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글자들이 둘로 보이거나 희미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다.
실제로 확신을 갑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능력은 보는 능력과 긴밀하게 묶여 있다.
우리에게 나무를 오르기 위한 팔다리와 사물을 조작하기 위한 손가락이 없다면, 그토록 복잡한 시각계나 뇌는 결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바다 사촌인 피낭동물도 유생일 때는 정착하기 좋은 곳을 찾아 헤엄쳐서 다니기에 눈이 있다.
일단 알맞은 해저 바위를 만나면, 그 유생은 자기 몸을 바위에 붙이고 활동적으로 헤엄쳐 다니던 놈에서 가만히 먹이를 걸러먹는 놈으로 변신한다.
이 시점에 유생의 눈과 뇌는 퇴화한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훌륭한 시각계와 뇌는 거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떤 사물을 잡기 위해 목표물을 향해 먼저 눈을 돌린 다음, 고개를 돌리고, 마지막으로 팔을 뻗는다.
눈의 움직임이 먼저 예측을 한 다음 머리, 몸 팔다리의 움직임을 지휘하는 것이다.
우리가 몸보다 눈을 먼저 움직이는 이유는 사물을 분명하고 자세하게 보려면 그것을 똑바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세계를 감각으로 느낀 다음 반응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우리의 감각과 운동은 순차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감각으로 느끼는 동시에 움직이지 않고는 세계를 자세히 지각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움직이려는 행위와 움직임 그 자체가 우리의 눈, 귀, 손가락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든다.
지각과 운동은 서로 끊임없이 쌍방향으로 대화하는 가운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깨달음을 경험한다. 어느 순간, 매우 단순하지만 그러면서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우리의 머리를 때린다.
백미러를 조정하려고 위를 쳐다보자, 앞 유리창에서 거울이 나를 향해 튀어 나와 앞에 떠 있었다.
나는 못박힌 듯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날 내내 간헐적으로 또 순간적으로 전혀 예기치 않게 입체시를 보았고, 이는 절대 경이와 기쁨의 순간들을 가져다주었다.
가장 평범한 사물들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였다. 커다란 싱크대의 수도꼭지가 나를 향해 뻗어 나왔으며, 수도꼭지의 곡선은 그 어는 것보다도 사랑스러웠다.
사물들이 나를 향해 곧장 튀어나오는 느낌은 새롭고 신기했다.
3차원 사물들이 상을 던지는 우리의 망막은 세포들이 평평한 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깊이 단서들의 조합을 이용해서 이 2차원 상들로부터 3차원 세계상을 구축한다.
입체시를 가진 우리는 두 망막에 맺히는 상의 위치를 비교하여 생생한 3차원 감을 구축한다
예를 들어, 사시인 아기는 처음 눈이 어긋난 지 3개월 안에 수술을 해서 안정된 방식으로 눈을 똑바로 정렬한다면, 가장 효과가 높을 것이다.
사시인 아기가 두 살 이후에 수술을 받을 경우, 입체시가 발달하는 아기는 2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영아 사시 환자들의 38~50퍼센트와 한 살 이후에 사시가 된 환자들의 70퍼센트가 검안 시훈련치료를 통해 입체시를 획득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을 치료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단순히 지시를 따르기만 해도 크게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어른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하고 있는지를 주의깊게 생각할 때 가장 효과가 좋다.
당신의 습관과 당신이 늘 세계와 협상해 온 방식을 바꾸려면 엄청난 각성과 집중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이런 강도 높은 집중을 계속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일단 우리가 세계에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법을 알게 되면, 새로운 습관이 낡은 습관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
결정적 시기는 행동과 관련된 자극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강한 자극에 반응해서 뇌가 발달하는 발달단계를 포괄한다.
매우 어린 신경계는 어떤 자극이든간에 수동적으로 반응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더 선택적이 된다.
따라서 성인의 뇌에서 재배선이 일어나려면 능동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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