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빠서 항상 쫓기는 것 같을 때

고민 때문에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불 때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아 힘들 때

미래가 캄캄하고 불안하기만 할 때

 

우리 잠시 멈추어요.

단 1분 만이라도 잠시 멈추어요.

삶을 현재에 정지시켜 놓고

잠시 깊게 숨을 내쉬어요.

 

지금 무슨 소리가 들리나요?

지금 몸은 어떤 느낌인가요?

지금 하늘은 어떤 모습인가요?

 

멈추면 비로소 보여요.

 

내 생각이

내 아픔이

내 관계가

 

멈추면서 그것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그것들에 휩슬려 살아야 했던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잘 보여요.

 

그리고 멈추면 내 주변이 또 비로소 보여요.

나를 항상 도와주는 가족과 동료들의 얼굴들

매일 지나치지만 볼 수 없었던 거리의 풍경들

들어도 잘 들리지 않았던 상대방의 이야기들

 

내가 지금 하는 것을 잠시 쉬면

내 안팎의 전체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요.

삶 속의 지혜는 이처럼 내가 뭔가를 해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고,

멈춘 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들을

그냥 조용히 알아채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드러나는 것들을 계속해서 알아채다 보면

어느 순간에 알게 돼요.

마음 안에는 항상 부족하고 온전하지 못한 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관조자가 또 있다는 사실을요.

태초의 고요로 마음 안을 그저 바라보는 분이 있다는 것을요.

있는 그대로를 보며 즉시 아는 그분이 곧 지혜라는 것을요.

 

그 관조자와 친해지세요.

그분이 내 마음속 어디에 계시고, 또 어떻게 생기셨는지,

평소에 알던 것을 가지고 상상하려 하지 말고

침묵 속에서 모든 생각이나 상을 다 내려놓고

기도와 명상과 참선을 통해 관조하는 그분을 보려고 하세요.

 

태초의 고요 속에서

얼굴 없는 그분의 얼굴을 봤을 때

이미 온전한 본래 나를 만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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