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서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 길을 걸음으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노라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노라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쓰고 싶은 당신에게 드리는 부적

 

헌신하기 전까지는

항상 머뭇거리고 주저앉게 마련이다.

무엇이 무수한 아이디어와 계획을

무산시켰는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시작과 창조활동에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

자신에게 분명히 헌신하는 순간

신의 섭리가 함께 움직인다.     -W.H.. 머레이

 

학생들은 책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일기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쓰는 동안, 그들의 상처가 치료되고 쓰는 동안, 그들은 비로소 행복이 뭔지 알게되었습니다.

쓰는 동안, 아이들은 문제아라는 낙인에서도 벗어나게 됐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믿게 되었고 자신이 꾸는 꿈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글쓰기와 책쓰기를 코칭하고 트레이닝하는 저는 책 속 주인공들이 '쓰는 동안' 느꼈을 감정의 기복과 그 과정이 낳은 기적에 대해 너무나 잘 압니다.

쓰는 동안은 어떤 것에도 자유로울 수 있고 어떤 것도 이룰 수 있습니다.

 

진시황대부터 그렇게 고대하던 100세 수명시대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기뻐하기도 잠깐, 우리들은 다시 고민합니다.

현업에서 손 놓은 후, 그 많은 시간, 무엇하며 보내나, 하는.

포루투칼의 유일한 노벨상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는 57살까지 기술형 인간으로 살았습니다.

일찍이 정규교육을 접고 기술이란 기술은 죄다 배워 써먹으며 살았습니다.

느닷없이 전업작가가 된 사마라구는 그로부터 20년 후인 76살에 노벨상을 탔고,

85세인 그는 지금 스페인 령 카나리아 제도의 작은 섬에서 집필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쓰자는 제안이 전적으로 작가가 되자는 뜻은 아닙니다만, 사람일 모르는 것이고 보면, 또 압니까?

쓰는 그 순간순간들이 점으로 연결되어 어느날 작품으로 꽃필는지. 또 압니까.

제인마치가 주연한 영화 <연인>의 원작자 마르크 뒤라스처럼, 죽는 날까지 쓰고 읽으며 서른 살 연하의 남자친구에게 사랑받는 작가가 될른지.

 

다만 그렇게, 쓰면서 쓰는 동안 특별하다는 마음으로 늘 호기심 충만한 반짝이는 눈동자로 책 읽고 글 쓰며 그렇게 나이들어가면 정말 좋겠습니다.

 

문자는 감정을 객관화시켜 주기 때문에 느끼는 대로 감정을 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에 통제력을 얻게 됩니다.

그렇기에 '쓰면 이뤄진다'는 서양의 경구가 있는 겁니다.

이제 당신도 당신만의 노트를 꼭 준비하십시오.

아니 인터넷 메모패드든 블로그든 이메일이든 워드파일이든 상관없긴 합니다.

그리고 써요, 쓰기로 해요, 무엇이든 쓰자구요, 단 쓰는 동안 당신에게 닥쳐올 삶의 기적에 대해 너무 놀라지 마세요.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무협지 "투한"에 나오는 말

 

"끔찍한 기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지만

사실은 천천히 잊히는 것이요.

희망을 가져요.

시간은 당신 편이니까."

'좋은 글들 > 좋은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지 않은 길(로버트 프로스트)  (0) 2011.07.10
행복(유치환)  (0) 2011.06.14
한비자의 위나라 미자하 이야기  (0) 2011.06.02
논어와 군자  (0) 2011.04.22
세한도(歲寒圖): 김정희  (0) 2011.04.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