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철학이 만나는 접접에 이른 듯하다.
우리 뇌는 아주 작은 생물학적 기계인 수많은 뉴런의 활동을 결합해 의식적 경험을 만든다.
뇌가 만드는 의식적 경험은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당신의 의식적 경험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이째서 우리는 삶을 일인칭으로 경험할까?
의식적 경험은 우리에게 전부다.
의식적 경험이 없다면 세상도, 자기도, 내부도, 외부도 없다.
뇌는 전기적 네트워크이자 화학적 기계다. 뇌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살아있는 신체 일부다.
생물물리학적 메커니즘 측면에서 의식의 속성을 설명하려면
뇌와 의식적 마음을 체화되고 내재된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
의식은 지능이 있다는 것보다 살아 있다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
우리는 바로 동물기계이기 때문에 의식적 자기가 된다.
당신이 된다거나 내다 된다는 경험은 뇌가 신체의 내적 상태를 예측하고 정에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자아의 본질은 이성적 마음도, 비물질적 영혼도 아니다.
자아의 본질은 모두 자기 경험과 의식적 경험의 기초가 되는,
살아 있다는 단순한 느낌을 뒷받침하는 깊이 체화된 생물학적 프로세스다. 당신이 된다는 것은 바로 신체와 관련이 있다.
세상과 자기에 대한 우리의 의식적 경험이 살아 있는 우리 몸에서, 몸을 통해, 몸 때문에 발생하는 뇌 기반 예측,
즉 '제어된 환각'의 여러 형태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신체나 세상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다.
그리고 삶이 끝나면 의식도 사라진다.
소설가 줄리언 반스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완벽하게 표현했다.
"의식의 끝이 온다고 겁먹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의식의 내용은 우리가 무엇을 의식하는지를 말한다.
내면의 우주를 구성하는 시각, 소리, 냄새, 정서, 생각 믿음 등이다.
의식의 내용은 의식적 경험을 통합적으로 구성하는 감각 신호를 뇌 기반으로 해석한 다양한 지각을 말한다...
의식적 자기는 당신이 된다는 고유한 경험이며, 이 책의 주요 주제다.
모든 의식적 경험은 정보적이고 통합적이다...
모든 의식적 경험은 이전에 경험했거나, 앞으로 경험할 예정이거나,
경험할 수 있는 다른 의식적 경험과 다르다는 면에서 정보적이다..
우리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의식적 경험 중 정확히 단 하나의 의식적 경험을 한다....
의식이 '통합적' 이라는 말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모든 의식적 경험이 하나의 통합된 장면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우리는 의식할 때마다 무언가를, 때로는 많은 것을 지각한다. 이것이 의식의 내용이다...
2부에서는 뇌가 '예측 기계이며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감각 입력이라는 원인에 반응해
뇌가 만든 '최선의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살펴본다.
이런 이론을 따라가면 의식의 내용이란 실제 세상보다 더 많거나 더 적은 깨어 있는 꿈,
즉 제어된 환각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감각은 세상을 보여주는 투명한 창 역할을 해서 사물과 그 특징을 감지해 이 정보를 뇌에 전달하고,
뇌는 복잡한 신경 프로세스를 통해 이 정보를 읽어 지각을 형성한다....
지각은 상향식이거나,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며, 주로 하향식이거나 안에서 바깥으로 향한다.
제어된 환각이라는 개념의 필수 요소
1. 뇌는 지각 계층을 통해 감각 신호의 원인에 대한 예측을 단계적으로 하향하며 계속 만든다.
2. 상향식 혹은 바깥에서 뇌 안으로 흐르는 감각 신호는 이런 지각적 예측을 지각의 원인과 유용한 방식으로 엮는다.
지각은 예측 오류 최소화라는 지속적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3. 제어된 환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각적 경험이 감각 신호가 아닌 예측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진짜 현실을 향한 퉁명한 창이 아니라 현실에 의해 제어되는,
안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하향식 신경적 환상이다.
지각에 대한 하향식 관점을 적용하면 정상 지각과 환각 사이의 선명한 구분은 사라지고,
둘 사이의 구분은 그저 정도의 문제로 바뀐다.
지각이 제어된 환각이라면 환각은 제어되지 않은 지각으로 볼 수 있다.
제어된 환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물의 일차적.이차적 특질은
모두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지각적 경험을 유발한다.
지각은 사진처럼 정지된 것이 아니라 연속된 프로세스다.
의식의 내용은 바로 예측 그 자체다.
뇌가 하는 일은 베이즈 규칙에 가까워 진다.
지각적 내용이 감각 데이터를 상향식으로 '판독'한 것이라기보다
하향식으로 제어된 환각에 가깝다는 생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행동과 지각 모두 뇌 기반 예측이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생성 모델을 이용해, 생성 모델을 통해 지각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단순한 메커니즘에서 구조화된 세상이 발생한다.
내가 된다, 또는 당신이 된다라는 경험은 지각 그 자체,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 몸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어 신경적으로 암호화된 예측이 촘촘히 얽힌 집합이다.
자기 지각의 지속성과 연속성을 위해서는 기억이 꼭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을 알기 위해 자기를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자기를 지각한다.
지각적 최선이 추측이 유기체에 유용하려면, 우리는 지각적 최선의 추측을 실제 그대로의 뇌 기반 구조가 아니라
세상 바깥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경험해야 한다.
우리가 '영혼'이라 부르는 것은 마음과 생명 사이의 깊은 연속성에 대한 지각적 표현이다.
우리가 체화된 자아, 즉 '그저 존재한다'는 불완전한 느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받아들일 때 갖게 되는 경험이다.
고립된 모든 물리적 시스템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질서해지고 구성 성분이 분산된다.
생명체처럼 조직화된 물질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불가능하며, 정기적으로 필멸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생명계는 환경과 이루는 균형을 벗어나 존재하며, 이것은 애초에 이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생명계가 고립되고 닫힌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명계는 자원, 영양소, 정보를 얻으며 환경과 열린 상호작용을 계속한다.
생명계는 이런 개방성의 이점을 활용해 엔트로피를 최소화하고 열역학 제2법칙을 피해가며
통계적으로 예측된 상태를 얻으려 하는 에너지 갈망 행동을 보인다.
의식은 지능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지능은 의식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
의식과 지능은 둘 다 여러 형태로 나타나며, 다양한 차원으로 표현된다.
즉 의식이나 지능에 대한 하나의 단일한 척도는 없다.
동물 기계 이론에 따르며 '모든 곳에'적용되는 기본적 생명 프로세스에서
의식과 자아를 뒷받침하는 생리적 조절 과정이 스스로 생겨난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문제에 불을 지피는 것은 정보처리가 아닌 생명이다.
인간의 경험과 정신적 삶 전체는
우리의 지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자기를 유지하려는 생물학적 유기체라는 본질에서 나오는 것이지,
그것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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