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해준 책이다.
미래의 한국을 위해 단점을 보강하고, 강점을 더욱 살리려 노력해야할 것이다.
유럽에서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휴가 기간이나 주말에 시골로 간다.
전통적인 환경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은 조상의 삶을 돌이켜보고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연결감을 느낀다.
무속적인 믿음은 포괄적이고 관대했다. 다른 종교에서 볼 수 있는 갈등과 충돌을 내세우지 않았다.
산과 악, 육체와 정신, 물적 대 영적, 완벽한 신과 연약한 인간같은 구분이 없었다.
대신에 삶은 연속체이고, 개인은 전체이며,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 것으로 보았다.
과거에는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신과 의사, 정치 이론가, 그리고 예술가들은 이와 같은 집단적 경험 때문에 생겨난 특별한 심리적 상황을'한'이라고 불렀다. '한'의 정서는 분노와 무기력감이 승화되어 수동적인 원한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는 순종을 위한 투쟁의 역사다." 한국의 영웅은 순종을 위해서 자신을 억제하는 것이 미덕이 되는 충성스러운 신하와 효도하는 아들이다."...예를 들어 남자가 어떤 여자를 사랑하는데 부모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라고 명하면 그는 부모에게 순종하지만 '한'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한국인은 이런 일에 익숙하다. "한은 고요한 안개처럼 우리 마음속 골짜기에 드리워져 있다."
오늘날 한국의 당면 과제는 성공에 이르는 길을 다변화하고 사회적 서열을 자존감과 분리시키는 것이다.
계급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는 자발적이고 순수한 태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일찍부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정보를 모으고 책략을 꾸미는 것을 배우게 된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얻는 즐거움이 없다. 대화하는 사람의 수준과 그들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할 뿐 대화자체의 즐거움은 없다.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입을 다무는 쪽을 선호한다.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보다는 침묵을 지키는 편이 나으니까."
자신에 대한 타인의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관심사인 사람이 혼자 있게 되면 도덕적 나침판이 바뀔 위험성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다른 사람 모두가 여물통에 코를 박고 있을 때는 자기도 끼어드는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한국인은 자신보다 못하고 맞서 싸울 능력이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비열해질 수 있다.
개인과 개인의 양심보다는 관계의 윤리에 중점을 두는 한국인들에게는 자주볼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한국인들은 선천적으로 객관적인 진실과 올바름보다는 인간관계의 조화를 추구한다.
많은 독립운동단체가 파벌적 내분에 빠져들었으며, 독립운동 전체로 보아도 일본의 지배를 끝장내고 나라를 해방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직업이 세계관을 결정하는 영향력은 놀랄 만하다. 나의 승진, 나의 일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무시해도 좋은 사람들의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 이와같이 압제를 변호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일관성있게 드러나는 동기는 두려움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와 같은 두려움의 존재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두려움이라는 잔잔하고 어두운 강 위에 자신의 다리를 건설한다. 불안정성, 혼란, 붕괴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목에 대한 두려움, 경력의 실패와 실직, 그리고 굴욕에 대한 두려움, 또한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데, 독재적 문화에서 개인의 자유를 허용한다는 것이야말로 대단히 생소한 개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에게 포위되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잔인성을 불가피한 것으로 정당화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조차도 그를 사랑했으며 바신에게 가해진 박해의 책임을 아랫사람들에게 돌렸다.
강력한 노동운동도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는 큰 역할을 못했다. 필자의 관찰로는 업무 스트레스는 여러 요인이 악성으로 융합된 결과로 보인다. 하나는 한국적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생산자 지향성인데 이 문제는 나중에 살펴볼 것이다.
또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대안이 부족하고, 승진을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보스에게도 보스가 있고 시달림을 받는 경우가 많다.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은 그저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쓴다." 한국말이 유창한 미국인 사업가인 피터 언더우드는 말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즉석' 보고 때문에 기업 내부에서 전략적인 업무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그는 말했다.
기업의 분위기는 마치 팀들이 화재를 탐지하기 위해서 항상 대기하고,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대처해야 하는 소방서같다."
민주주의는 국민적 합의에 의한 통치를 준수하는 정치시스템이며, 민주주의를 도입하려면 정치권력이 겸손해져야 한다.
민주주의는 일단 확립된 뒤에는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민주주의를 실현하기는 어렵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사친회나 마을 자치회의 회장이 되어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사람들은 일단 잡은 권력을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잃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통치자가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중년의 직장인이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자신의 직장을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것만큼이나 터무니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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