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 많다.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을 동반한다.
당신도 지금 뭔가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을 한번 종이에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보길 바란다.
상상하지 말고, 펜을 들어 종이 위에 내동댕이치자.
재능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유명해질 자신이 없어서? 뭐든 좋으니 종이에 일단 적어보자.
적고 나면 생각보다 대단한 녀석들이 아니다. 정말이지 꺼내야 알 수 있다. 그게 얼마나 별일이 아닌지 말이다.
머릿속 상상은 크고 넓지만, 앞에 있는 종이는 겨우 A4 사이즈이다. 모든 고민이 그 안에 담긴다.
그러니 그림'만'으로 돈을 벌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자.
오히려 뭐로든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그런 일들 때문에 그림 그릴 시간이 없다고? 아니다. 그림으로 도망치게 될 것이다.
딴짓으로 그릴 때가 시간을 마련해 놓고 그릴 때보다 더 잘 그려진다.
나는 너무 까마득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그때의 내 몫이다.
난 현재를 맡았으니 지금을 살아내면 된다.
재능만으로 지속할 수 있는 분야는 없다. 그걸 가다듬을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성의'이지 재능 그 자체는 아니다.
물론 출발선에서는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른다.
재능은 지속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재능만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과 그저 묵묵히 해온 사람 간에 차이가 드러난다.
재능이 예술의 완결성을 보장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 지나고 보면 오래 버틴 사람이 잘하는 사람이다.
노력은 진부한 단어지만 그게 어렵다면 빠른 포기가 최선이다.
포기할 수 없다면? 망설일 시간이 있을까.
무명을 즐겨라.
이 말은 언젠가는 내가 작가가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주문인 동시에 지금 내가 자유의 몸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 문장을 읽은 후 나는 아무렇게나 그림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명이니까, 사고를 쳐도 아무도 모르겠지....
급작스럽게 유튜브 채널이 커진 하룻밤 사이에 나는 무명을 잃었다.
영원할 것 같아도 언젠가 떠날 녀석이었던 거다. 여러분, 남들이 나를 모른다는 일은 나쁜게 아니다.
그것은 자유를 의미한다.
유명해진 이가 가장 그립게 추억할 시절이 무명이다.
'아무도 너를 몰라. 그래도 괜찮니?라는 이 미운 질문에 다시 한번 힘주어 대답하자. 몹시 충분히 괜찮다고.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을 동반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만큼 그 여정은 험난하다.
그럴 때는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지금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이 사실을 계속 떠올려야 한다.
우리는 싸워보지도 않고 많은 일들을 포기한다.
화가는 상태다. 누구든 그림을 그리면 그때만큼은 화가가 된다.
화가는 대단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기본을 가장 잘 지키는 사람이다.
기본은 무엇일까? 그림을 언어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 그 행위에 진중함을 담는 것이다.
창피가 반복되면 의외로 무뎌진다. 그 단계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야 많이 했다고 할 수 있고, 그만큼 해야 그 다음이 있다.
그림을 제외하고도 모든 분야에서 성장이 전부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만이 성숙해질 수 있다.
각자의 누추함은 스스로만 아는 것이겠지요.
스스로 너무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자신을 부정하게 된다는 문장을 어느 책에서 읽었다.
정말 그렇다.
지나치게 깊은 사유는 자아를 병들게 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보는 안목도 높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안목이 있는 사람은 마음속에 품질 관리 요원이 있다.
그 기준이 정밀하고 체계적일수록 삶에 실수가 줄어든다.
새로움은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서 비롯된다.
몰래 숨어서 연습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잘 그려서 깜짝 놀라게 하려는 생각 따위는 하지 마라.
자연스럽게 향상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까지 남들에게 다 보여줄 것,
그것이야말로 강하고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방법이다.
겁이 날 때, 그때야말로 그림을 그려야 하는 가장 좋은 때이다.
우리가 무섭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막상 해보면 상상보다 무섭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언제나 모든 그림이 처음 그리는 그림임을 기억한다.
누구나 두려워하면서 창작을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나의 두려움이 부끄럽거나 하찮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울 정도로, 욕심이 날 정도로, 덜덜 떨릴 정도로 내가 그림을 잘하고 싶고 사랑하는구나.
글을 쓰는데 필요한 것은 문장력이 아니라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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