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오말리.

세 가지 이야기. 새 왕비와 왕자, 목사와 약제사, 보이지 않는 사람

나는 네 엄마를 낫게 하려고 온게 아니다. 너를 낫게 하려고 왔다.

자신이 하지 않은 생각에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 그것은 그저 생각이기 때문이다.


젊음은 한순간이라고들 말하지만, 그 시간이 꽤 오래 계속되지 않는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긴 세월 동안 -힐러드 맨틀, <사랑의 실험> 중에서


때로는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먼저 속여야 할 때가 있지.


항상 좋은 사람은 없다. 항상 나쁜 사람도 없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지.


진실은 속임수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

백성들은 자기들에게 걸맞은 왕을 갖게 되고, 농부의 딸은 억울하게 죽고, 때로는 마녀도 구원을 받지.

사실 그럴 때가 꽤 많아. 알면 놀랄거다.


그렇지만 목사는  뭐였나? 아무것도 아니었다. 치료의 절반은 믿음이다.

치료 약에 대한 믿음, 앞으로 올 미래에 대한 믿음,

그런데 믿음에 기대어 사는 사람이 역경을 맞딱뜨리자마자, 믿음이 가장 절실할 때 그걸 저버렸다.

목사의 믿음은 이기적이고 비겁했다. 그래서 딸들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아무도 보지 못한다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나?..

그러다가 어느 날 보이지 않는 사람은 결심했다. 저들이 나를 보게 만들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 있다. 몬스터가 한 말이 옳았다.

코너는 더 이상 안 보이지 않았다. 이제 모두 코너를 의식했다.

그렇지만 코너는 전보다 더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있었다.


너는 엄마를 더 오래 잡고 있을 수 있었지만, 엄마가 떨어지도록 했다.

손을 놓아서 악몽이 엄마를 데려가게 했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어!"

"엄마가 죽을 거라는 걸 알고도 견딜 수가 없었어! 그저 끝나길 바랐어! 다 끝나길 바랐다고!"

그 순간 불길이 세상을 집어삼켰다. 모든 것을 쓸어 갔다. 코너까지 모두.

코너는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마침내 코너가 받아야 할 벌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아주 오랫동안 그런 생각을 했어,

아주 오래전부터 엄마가 이겨내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알았어. 맨 처음부터.

엄마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내가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거였어.

그리고 난 그말을 믿었고. 사실은 믿지 않았지만."


"그러다가 이게 끝나기를 내가 얼마나 바라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저 이런 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랐어.

기다리는 걸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어.

그게 나를 외롭게 만드는 걸 견딜 수가 없었어."...

이 일이 그저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거다. 그게 엄마를 잃는 일일지라도.

너는 고통이 끝나기를 바랐을 뿐이다.

네 고통, 고통 때문에 네가 겪는 소외감을 끝내고 싶었다. 지극히 인간적인 바람이다.


사람은 복잡한 짐승이니까. 어떻게 여왕이 좋은 마녀이면서 또 나쁜 마녀일 수가 있는가?

왕손이 실인자이자 구원자일 수 있는가?

약제사가 성질이 고약하면서도 생각은 바를 수 있는가?

목사는 생각이 잘못되었으면서 선할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게 되었을 때 더 외로워질 수가 있는가?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 마음은 하루에도 수백 번 모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너는 엄마가 떠나길 바랐고 동시에 엄마를 간절히 구하고 싶었다.

너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알면서도 마음을 달래 주는 거짓말을 믿은 것이다.

그리고 네 마음은 두 가지를 다 믿는 것에 대해 너를 벌주는 것이다.


삶은 말로 쓰는 게 아니다. 사람은 행동으로 쓰는 거다.

네가 무얼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네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나쁜 것이 아니다. 생각일 뿐이다.

무수한 생각 중 하나, 행동이 아니었다.


"네 엄마. 그게 우리 공통점이다."



시본 도우드 : 그래도 죽지마, 런던 아이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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