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은 정신을 맑게 한다.
푸른 하늘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어둠 속에서 별을 보는 사람들이 새로운 땅을 찾았으므로..
해를 보고 달을 보고 바다를 보라. 그래야 산다.
강물이 시작과 끝을 생각하지 않듯이 나는 언제나 지금 그대로 흐를 뿐이다.
무릇 군자는 만 권의 책을 읽고 만리를 걸은 후에 세상을 논하라고 했다.
인생의 절대 위기 상황에 부닥치면 어디로 갈 것인가!
옛사람들은 산으로 숨었다. '숨어서 공부를 하고 몸을 보존하다가 때가 되면 다시 세상에 나온다'
세상에 나올 싹을 기르고 보양하는 곳이 바로 대둔산이다.
미륵불은 새 부처님을 뜻한다. 석가불이 죽은 부처라면 미륵불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부처님이었으므로,
미륵불이 출세한다는 것은 곧 낡은 세상이 끝나고 개 세상이 온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천 년 넘게 이어져온 호남 지역 미륵 신앙이 도솔암 미륵불을 매개로 하여 동학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륵불은 한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부처님이다....
미륵불은 땅 속에서 미륵불이 솟아 나오고 있는 상황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하늘에 존재하는 미륵불이 아니라 당 속에서 힘겹게 지상으로 솟아 나오는 미륵불은 핍박받는 빈초들의 심정을 대면하기에 딱 맞는 콘셉트였다....
호남 미륵 신앙의 3대 사찰을 꼽는다면 익산의 미륵사와 김제의 금산사, 그리고 고창의 선운사이다.
나는 한국인의 정체성, 즉 원형심성이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책이 삼국유사라고 생각한다.
높은 곳에 올라가야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을 획득한다. 부분을 보면 통찰이 안 나온다.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때 통찰이 나온다. 통찰이라는 것은 전체의 유기적 관계망을 알아차린다는 의미도 있고,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켜 본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이것저것 따로 노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쓰리 쿠션'으로 전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통찰이다.
복잡하면 이것저것 널려 있어서 핵심 간추리기가 어렵다.
그런데 단순화시켜서 보니까 뼈대만 간추려진다. 뼈대만 파악하는 것, 이것이 통찰이다. 통찰에서 사상이 태어난다.
나 역시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 지은 휴휴산방에서 살아보니, 밤 문화를 알게 되었다. 낮보다는 밤에 뜨는 달이 좋아졌다.
음력 14, 15, 16일은 둥근 달이 뜬다. 밤에 산속에 앉아서 앞산 뒤로 떠오르는 달을 본다는 것은 행복이다.
행복이 별개 아니다. 산에서 보름달 보는 것이 행복이다.
자연을 통해 천심과 지심을 느낀다. 천심, 지심을 알아야 도를 느끼는 것 아니겠는가.
중노릇을 하려면 자연 속에 파묻혀서 어느 정도 세월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달마산에 와서 알았다.
편하게 살면 고통을 모르고, 자연을 모르고, 도를 모른다.
우리나라에는 십승지가 있다. 중국에서는 신선이 살 만한 이상적인 명당을 동천, 복지라 부르지만 우리는 십승지라고 부른다.
10여 군데의 뛰어난 장소를 꼽아본다면, 지리산 운봉, 봉화군 춘양, 공주 유구, 마곡, 예천 금당실, 충북 영춘면 의풍리, 상주 우복동, 풍기 금제동, 무주군 무풍면,
변산 호암, 경기 가평 설악면, 단양군 단성면 적성면 등이다.
십승지는 난리를 피할 수 있는 깊은 산골이다. 산골이기는 하되 최소한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토가 있는 곳이다.
십승지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난세에 피난할 수 있는 피난지라고 한다면, 평화시에 도를 통할 수 있는 이상적인 땅이 또 있다.
바로 청학동이다. 청학동은 십승지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땅이다.
공부는 스스로 의문을 품었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법이다.
의문도 없는 상태에서 강제로 주입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기가 겪어 보아야 깨닫는 이치가 있다.
세월을 어느 정도 살아 보아야 아는 진리가 있다.
책이나 머리로만 알 수 없는 진리가 '몽중사'다.
나는 마곡사에 갈 때마다 대광보전 앞에서 50년 만에 다시 도아와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돌아와서 세상을 보라보니, 모두 꿈속의 일과 같구나)'를 보았을 때
밀려왔을 백범의 감회를 더듬어본다.
강물이 주는 심리적인 효과는 흘러간다는 점이다.
쉼없이 흐르는 강물을 보면서 사람은 시간의 흐름을 연상한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모든 것이 지나간다.
번뇌, 걱정거리도 시간이 지나면 떠내려간다는 이치를 깨우쳐 준다. 강물처럼 세상사 모두가 흘러간다.
그래서 인도의 명상가들은 샌지스 강가에 앉아서 명상을 한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치유방법이다. 너무 새로운 것만 좇다 보면 긴장이 뒤따른다.
조상들이 공부했던 방법으로 돌아가면 안정감이 든다.
자연만 있고 인간의 땀이 없으면 얼마 못 가 진부해질 수 있다.
풍광 속에 인간의 땀이 보여야 그 풍광이 의미 깊게 다가온다.
집은 작아야 관리하기 쉽다. 집이 크면 사람을 누른다.
작아야 자기 손아귀에 들어온다. 집이 안기는 맛이 있어야 한다.
인생의 모든 비밀은 우리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은밀하게 숨어 있다.
때를 놓치지 마라.
먼 훗날 삶을 뒤돌아 볼 때 우리가 행복했던 순간들이란,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고 놀았던 때임을 알게 되리라.
남해 금산 보리암
완주 대둔산 석천암
구례 지리산 사성암
과천 관악산 연주암
고창 선운사 도솔암
대구 비슬산 대견사
괴산 환벽정
장성 백양사 약사암
인제 설악산 봉정암
서산 도비산 부석사
해남 달마산 도솔암
양산 영축산 통도사
계룡 국사봉 향적산방
하동 쌍계사 불일함
완주 모악산 대원사
파주 심학산
공주 태화산 마곡사
여수 금오산 향일암
공주 계룡산 갑사
김제 비산비야의 학성강당
강진 만덕산 백련사
장성 축령산 휴휴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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