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죽일 수 없는 것이 결국 너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어째서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 사소해 보이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커다란 마음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사람은 갑작스럽게 큰 고통에 직면했을때 비로소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된다는 것을.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결국에는 하나로 수렴되었다.
운명이라는 것이 작별 인사를 나눌 틈조차 주지 않을 만큼 박정하다면, 지금 급히 만나야 할 얼굴 하나가 있었다.
나는 울면서 남편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아기 데려다 줘. 보고 싶어. 우리 아기 ......"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라는 것을.
피곤하면 어디든 앉아 쉬고 가는 게 인생이라는 지혜를 조금은 깨달은 것도 같은 나이 서른.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보낼줄도 아는 나이.
시련을 극복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도모했던 일들이 무너져 내리거나 뜻하지 않은 운명과 마주쳤을 때, 자신을 일으켜 세워줄 단 한마디를 떠올려보라. 그 한마디가 삶을 역전시킬 수도 있다.'
스무 살 무렵의 나는, 늘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를 알지 못했다.
이제는 똑똑한 사람의 오류가 뭔지 안다. 그래서 착실하고 무던한 바보가 되기로 했다....
이제야 '나는 잘 모르겠어'라는 한마디가 얼마나 큰 자유를 가져다주는지 알 것 같다. 병원에 누워 또 한 걸음 나아간 나의 각성.
'맞아. 좀 더 여유롭고 평화로워지기 위해서는 삶의 곳곳에 빈틈이 있어야 하는거야.'........ 빈틈은 지친 마음이 들어가서 쉴 자리이기 때문이다.
운명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운명에 대한 나의 자세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나는 내 꿈을 이루고 나면 사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거라 여겼었다.
그러나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기까지는 엄마 품 같은 햇빛이 늘 필요한 거였다. 내가 틀렸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맞는 말이었다. 믿음이란 오로지 순도 100퍼센트일 뿐이다.
조금 덜 믿거나 아주 조금만 의심해도 사라지는 게 믿음이기에 그저 '믿느냐, 안 믿느냐'뿐인 것이다.
세상에는 끝끝내 감추고만 싶은 진심도 있는 것이다. 특히 남자들의 진심은....
이제는 안다. 남자란 존재가 그런 걸 겸염쩍고 쑥스러워한다는 것을.
사람과 죽음이 엇갈리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순간순간 어려운 선택을 하다 보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의 경계가 평소와는 판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게 되면 누구나 아껴둔 식량처럼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 하나씩 하나씩 음미하게 된다.
그런 음미를 통해 추억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삶의 또 다른 지혜를 얻는 것이다.
섬에 있는 시댁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거실 소파에서나, 침대에서나 언제든 바다의 아름다운 변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반면 주방과 서재는 산 쪽을 접하고 있어서 창문만 열면 늘 싱그러운 풀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이나 두려움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말 어른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감정을 창피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두려움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성공'을 위해 써야 한다고 믿는다면 누구든 한 번쯤은 그런 막다른 골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다. 돌이켜보면 한 권의 책에 온전히 하루를 바치는 것보다 가치있는 일을 찾기도 쉽지 않은데, 한참 동안 그걸 완전히 잊은 채 살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무서운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어쨌든 지나왔다.
나는 위인이나 성자는 아니지만, 이제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 것 같다.
삶이라는 길에는 무수한 아픔과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 그 시련들은 삶에 대한 대가로 우리가 마땅히 치러야만 하는 것들이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사람마다 각각의 할당량에 차이가 있을 뿐.
눈 앞의 어려움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대처 방법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한사코 회피하려고 한다면 시련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면 그것을 온전히 치러야 할 삶의 대가로 받아들인다면, 시련이 아니라 일종의 시험이 된다.
나는 오늘도 아프고 내일도 아플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제각각 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하지만 뚜렷한 신념이 있는 사람은 행운아다.
대부분 자신이 그걸 얼마나 원하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기회를 넘겨버리고는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만큼 각오가 확고하다면, 어느 누구도 그걸 말릴 수는 없다.
인생은 혼자 외로운 길을 걸어가도록 정해져 있으며, 누구나 어둠 속에서 고독한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인 것 같다.
어떤 씨앗은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뒤에도 쑥쑥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
"진정 용기있는 사람은 비참한 인생을 똑바로 쳐다보며 뚝뚝 떨어지는 붉은 피를 외면하지 않는다."
슬프지만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은 불꽃놀이처럼 화려하지만 또한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비참하다. 누구나 화려한 시기를 거쳐 언젠가는 비참한 종말을 맞이한다.
대개의 경우 전성기는 기쁘지만, 종말은 슬프다.
한때는 나만 아프다고 생각했고, 그게 너무 억울해서 세상을 경멸하고 증오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아무리 아파도, 세상에는 나보다 더 가슴이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을.
"좋은 삶이었고, 이 세상은 어지러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후회없이, 화내지 않고 떠날 수 있어 참 좋다."
"어떤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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