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도 자아는 있을까? 있다면 인간이 갖는 자아와는 어떻게 다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자아를 탐구하는 것은 과학과 철학의 영역이지만, 한계적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자신의 의지 혹은 바라는대로 살아갈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듯 하다
신경 과학은 자기감이 뇌와 몸 사이에 일어나는 복합적 상호작용의 결과이자 한 사람의 개성을
이음새 없이 매끈하게 연결해주기 위한, 매 순간 자아에 대해 업데이트하는 신경 프로세스의 결과물이라고 본다.
우리는 자아가 환상이며 자연의 가장 정교하고 교묘한 속임수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조현병'은 사람을 조각조각 해체해버린다.
이러한 분열의 원인은 부분적으로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자기 행동의 주체라는 느낌인 '주체감'의 상실이다...
그리고 자아에게서 정서적 기반을 빼앗아 자기 자신을 낯설게 느기게 하는 '이인증'이 있다.
이인증은 자아를 창조하는 데에 정서와 감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자페증'은 '발달하는 자아'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준다.
자페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마음을 '읽지' 못해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유체 이탈'이나 '도플갱어'(자신과 몸이 똑같이 복제된 사람을 만나거나 보는 것)는 정신이 몸 하나에 담겨
내 몸을 알아보며 눈 뒤쪽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조차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아에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필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고무손 착각은 우리가 자신의 몸을 경험하는 방식이 다양한 감각을 끊임없이 통합하는 역동적인 과정임을 보여준다...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뇌는 우리 몸(외면과 내부의 모든 조직)에서 바깥세상에 관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지각하는 모든 것에 대한 지도를 만들어 낸다.이러한 지도가 의식의 대상들을 구성한다.
'비교자'는 실제 느낌을 예상했던 느낌과 맞춰본다.
만약 둘이 일치한다면, 우리는 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 행동은 내 것이라는 주체감을 갖게 된다.
반면 불일치한다면 우리는 그 행동이 다른 사람이나 외부에서 행한 것이라고 느낀다.
뇌는 자기발생적 촉각에 대한 반응을 억제한다(이것이 우리가 왜 스스로를 간지럼 태울 수 없는지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억제를 맡고 있는 뇌 영역은 자기발생적 움직임의 결과를 내다볼 수 있는 소뇌로 추측된다...
조현병을 앓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 스스로 간지럼을 태울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자아를 몸에 고정시키는 작용을 하는 다른 신경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인증을 겪는 사람은 (대개) 몸 안에 머물러 있지만 몸으로 존재하는 생생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감정과 정서에 대한 현대의 신경과학적 정의는 무엇일까?
'정서'란 자극에 반응하는 몸의 생리학적 상태다.
이 상태는 심장박동과 혈압뿐만 아니라 몸의 운동동작까지 포함한다.
반면 '감정'이란 이러한 뇌-몸 복합체의 정서적 상태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다...
정서가 먼저 일어나고 그런 뒤에 감정을 느낀다.
뇌 어디에도 지각을 만들기 위해 입력 정보를 통합시키는 곳은 없다.
지각이란 끊임없는 예측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지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은 언제나 신호의 원인을 뇌가 추측한 결과다.
생리적으로 생존 가능한 한계 내에 머무르려는 프로세스가 바로 '향상성'이다...
"유기체는 자신의 상태가 생리적 한계 내에 확실히 머무를 수 있도록 놀라움을 피해야 한다."
"마음이론은 본질적으로 예측 작업이다"
주체감은 예측하는 뇌의 산물이다.
우리는 또한 예측이 잘못되었을 때 생생한 정서 경험을 잃을 수 있으며,
이는 곧 자기 자신을 낯설게 느끼는 이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보았다.
매 순간 지각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통일감이 있다.
몸에 존재하고 몸을 소유하며 내가 한 행동들의 주체가 나라고 느끼는 감각,
내가 지각하는 모든 것은 나에 의해 지각되는 것이라는 느낌, 이 모든 것에서 일관성이 느껴진다.
경험들의 주체가 되는 하나의 실체가 있다. 그리고 모든 경험은 '나'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철학자들이 말하는 '공시적 통합성'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모든 기저에는 같은 사람 또는 같은 것이
변화하거나 발전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철학자들은 이것을 '통시적 통합성'이라고 부른다...
만약 자아라는 것이 없다면, 과거 사건에 대한 기억은 회상하는 사람에 속한 것처럼 회상될 수 없다.
기억이 온전히 기능하려면 반드시 자아가 있어야 한다.
불교에서는 당신이 만약(성찰이나 명상을 통해) 자아를 찾고 있다면,
자아는 일시적이고 계속 변하며 통합성은 겉보기에 불과하다는 통찰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한다.
"자아란 행위와 말, 움직임, 불평, 약속 등 인간을 만드는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한 것들을 통합하고
이해하기 위해 사실로 상정된 허구다.
"나에 대한 인지적 집착들이 그 자체로 일종의 병이자 장애의 근원이라는 것이 불교 사상의 핵심이다.
병은 바로 자아인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물들의 측면은 그것들의 단순성과 일상성으로 인하여 숨겨져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알아차릴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언제나 우리들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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