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의 숨겨진 도시를 찾기 위한 탐험.
그들은 과학을 이용하여 백색 도시의 존재를 확인해내고, 실제 탐험에 들어가 500여년 동안 숨겨져 있던 도시를 찾아낸다.
번성하던 도시는 왜 갑자기 사라진걸까? 떠돌던 전설을 모으고 그 시기에 벌어진 신대륙 발견자들의 역사를 되집어서 원인을 찾아간다.
신대륙에 전해진 질병으로 천연두, 홍역, 장티푸스 등이 있었는데, 아메리카를 비롯해 많은 원주민들이 전멸 수준으로 병에 쓰러졌다.
그리고 이곳 백색 도시도 예외가 아니였다.
지은이를 비롯한 탐험 원정대의 절반이 리슈만편모충에 감염되어 고생을 했다.
지은이는 말한다. 기후의 변화와 원주민들의 도시 이주로 리슈만편모충은 미국에서 확산되는 추세이며, HIV와 병행되는 경우 그 피해는 최고로 높아진다고.
밀짐된 거주, 가축과의 긴밀한 생활, 등이 유렵인들에게 천연두, 장티푸스, 홍역 등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었고,
갑자기 노출된 원주민들이 전멸의 위기에 맞딱뜨린것처럼, 오지에 존재하던 강한 오염원이 서서히 지구 전체로 펴져가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더와 비슷하다.
즉, 레이져 광선이 뭔가에 부딪쳐 반사되면 그 반사를 포착해 왕복시간을 측정하여 거리를 알아내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도 제작도구로서 라이다의 잠재력을 금세 알아보았다....
라이다 장비는 우주 라이다, 항공 라이다, 지상 라이다 이렇게 세 종류로 이뤄져 있다.
대학살극이 펼쳐졌던 토착 사회의 실상은 그 어떤 공포영화도 그려내지 못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콜럼버스의 소함대가 대서양을 횡단하는 동안에만 수백에 이르는 인간과 동물이 앓이를 시작했다.
배는 숙성된 질병을 품은 승객과 화물을 싣고서 카리브 해의 외곽에 있는 섬들을 죽 돌아다녔다.
도미니카공화국, 몬세라토, 안티과, 소앤틸리스, 제도의 섬들에 상륙했다가 푸에르토리코, 히스파니올라 섬으로 향해를 계속했다....
병든 선원들을 태운 배들은 카리브 해 지역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방문한 대부분의 항구에 부지불식간에 전염병을 퍼뜨렸다.
1494년 즈음에는 여러 유행병이 일종의 흑사병처럼 합쳐져서 히스파니올라 섬 등 카리브해 전역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라스카사스는 이렇게 기록했다.
"인디언들 사이에 그와 같은 질병, 죽음, 참담한 고통이 찾아왔다. 아비와 어미, 어린 자식들까지... 애석하게 죽은 이들의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1494년부터 1496년까지 2년 사이에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진짜 대재앙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재앙은 천연두라는 모습으로 당도했다.
라스카사스는 이 병이 "카스티야 출신인 누군가에 의해 실려 왔다"라고 기록했다.
천연두는 1518년 12월에 히스파니올라 섬에 도착했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1519년 말이 되자 이 섬이 품고 있던,
우리가 직접 눈으로 목격했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 중에 불과 '1000명'만이 살아남았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사망률이 50%를 넘어섰고, 많은 겨우 90~95%에 달했다.
학자들은 콜럼버스가 도착하기 전의 북아메리카 인구는 약 440만명, 멕시코는 약 2100만명, 카리브 해 지역은 600만명, 중앙아메리카 역시 600만명으로 추산한다.
그런데 1543년 경이 되면 카리브해의 주요 섬들의 원주민들이 절멸하게 된다. 다시 말해 거의 6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보다 작은 섬들의 경우에는 몇 안되는 원주민들이 위태위태한 목숨줄을 부여잡은 채 뿔뿔이 흩어졌다....
천연두 다음으로 10년이 지난 뒤에 또 다른 끔찍한 유행병이 신세계를 휩쓸었다. 바로 홍역이다.
그때는 아무런 병도 없었다. 사람들은 뼈가 쑤시고 아리는 일이 없었다. 또한 고열이 나는 일도 없었다.
그때는 천연두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 복통, 폐결핵도 없었다. 그대는 사람들이 두 발로 바르게 서 있었다.
허나 이방인들이 오면서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그들은 공포를 들고 왔다.
그들은 꽃을 말려 죽이려 왔다.
리슈만편모충이 끼치는 영향 및 생애 주기, 치료와 관련하여 내가 알아둬야 할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이 병이 발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동물이 필요하다.
하나는 혈액 속에 리슈만편모충이 득실득실한 감염된 포유동물인 보유 숙주, 다른 하나는 매개체인 암컷 샌드플라이이다.
샌드플라이가 숙주를 물어서 피를 빨때 기생충도 동시에 빨아들이게 된다.
이 기생충들은 샌드플아이가 다른 숙주를 물기 전까지 샌드플라이의 내장 안에서 급속도로 증식한다.
그러다가 새로운 숙주의 몸속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 생애주기를 끝마치게 된다....
샌드플라이가 리슈만편모충을 주입하면 침범 사실을 감지한 인간의 몸은 백혈구 군단을 보낸다.
백혈구는 그 기생충들을 추적하여 덮친 다음 파괴한다.
다양한 유형의 백혈구들은 일반적으로 박테리아와 다른 이물질을 완전히 집어 삼켜 소화시키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것야말로 리슈만편모충이 정확히 원하는 바다. 바로 백혈구에게 먹히는 것 말이다.
일단 맥혈구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 그생충은 편모를 떨구어 내고 알 모양이 되어 증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백혈구는 이내 빵빵한 빈백(콩 주머니)처럼 기생충들로 블록해지다가 결국 터지게 되고, 이때 환자의 조직 내에 그 기생충들이 방출된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백혈구가 허겁지겁 달려들어 기생충을 집어삼키게 되는데 이들도 마찬가지로 차례차례 납치되어 더 많은 기생충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기생충은 우성 생식을 통해 유전자를 재조합하여 잡종을 낳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이 발견으로 리슈만편모충의 종이 어떻게 수십 가지에 이르는지, 심지어 하나의 종 안에도 왜 크토록 수많은 종류가 있는지 그 이유를 서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근동 사람들이 제일 처음 들소의 일종인 오로크스라는 소를 가축화했을 때, 우두 바이러스의 변이종이 인간에게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천연두다.
바이러스에 의한 소의 급성 전염병인 우역은 인간에게 옮겨가 홍역이 되었다.
결핵도 소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인플루엔자는 새와 돼지, 백일해는 돼지 혹은 개, 말라리아는 닭과 오리에서 시작된 병이다.
이 같은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에이즈는 원숭이와 침팬지에서 이루 종으로 납입했고 에볼라는 박쥐에서 인간으로 넘어왔을 가능성이 있다.
사망률 90%는 문명을 파괴한다. 단순히 사람만 죽이는 게 아니다. 사회를 절멸한다.
언어, 종교, 역사, 문화를 파괴한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지식 전수의 맥을 끊어 놓는다.
생존자들은 과거와 이어지는 필수적인 인간적 연결고리를 빼았긴다.
자신들의 이야기, 음악과 춤, 영적 관례와 믿음을 강탈당한다. 다시 말해 고유한 정체성을 잃는다....
앞서 나온 칵치퀄어로 쓴 글의 저자처럼 가까운 지인,
그러니까 자식,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친구, 공동체 지도자들, 영적 권위자들이 전부 죽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치욕적이며 섬뜩한 방식으로 그들이 소멸되는 굉경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떠할까?
사회를 떠받치고 있던 모든 기둥이 무너져 내린다고 상상해보라.
황무지가 된 채로 버려진 마을과 도시, 제멋대로 자란 잡초들이 무성한 들판, 매장되지 못한 시신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가옥들과 거리를 상상해보라.
무가치해진 재산, 악취, 파리 떼, 먹이를 뒤지는 동물들 그리고 고독과 침묵을 상상해보라.
그러고 나서 이를 마을과 도시 너머로 확장해보라. 왕국과 문명 너머로 확장해보라. 대룩 너머로 확장해보라.
지구라는 행성의 절반을 아우를 때가지 말이다.
과거에는 제3세계에만 국한되었던 병원균들이 이제는 제1세계를 지독할정도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벌어질 질병의 미래 궤도인 셈이다.
병원균에는 경계가 없다. 그것들은 궁극의 여행자들이다.
병원균에게 연료가 되는 인간이라는 땔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간다.
우리 제1세계의 사람들은 질병 특히 '소외된 열대병들'이 제3세계에 격리되어 있을 것이라고,
병원균들이 못 들어오게 막고서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 무사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과할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했다.
머나먼 땅에 있는 가난한 자들과 병든 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말이다.
에이즈의 의학적 위기에 편승하여 리슈만편모충은 이미 지구상의 새로운 지역, 특히 남유럽으로 진출했다.
HIV는 리슈만편모충의 파괴력을 엄청나게 증강시켰고 리슈만편모충 역시 HIV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한마디로 끔찍한 조합이다.
그 자체로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고 일반적으로 죽음을 초래하는 독자적인 질병으로 간주된다.
HIV와 리슈만편모충은 상호 강화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다.
만약 리슈만편모충을 앓는 사람이 HIV에 걸리면 리슈만편모충이 항HIV 약물의 효능을 차단해 에이즈 발병을 가속화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리슈만편모충이 있는 곳에 사는HIV 환자는 약해진 면역 체계 때문에 건강한 사람에 비해 리슈만편모충에 걸릴 확률이 100~1000배나 높다.
대부분의 역학자들은 결국 이와 같은 유행병이 발생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때로는 멀리서 종말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에 대비하지 못하는 사회가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아무런 경고 없이 갑자기 막이 내리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때껏 영원히 살아남은 문명은 없었다.
하나같이 차례대로 소멸을 향해 움직였다. 해변의 부서지는 파도처럼 말이다.
그 어떤 것도 이러한 우주의 섭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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