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땀을 흘릴수록 강해진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주여정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내비쳤다.

"약간의 성취감이 들지.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패배감이 가슴을 쿡쿡 찌르지."

주여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 예상과 다르네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가득 찰 줄 알았는데....."

"처음엔 그렇기도 하지. 하지만 고수가 될수록 깨닫게 되는 무서운 진실이 있어."

"뭔데요?"

"적당히 강한 건 별 의미가 없어. 천하제일이 아닌 한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게 무인의 운명이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면 새상을 보는 눈높이가 달라지지."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게 되겠죠?"

"아니."

"그럼요?"

"하제일은 아무나 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지. 그때가 되면 보통은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하게 돼.

비굴하게 연명하는 길을 택하거나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진정한 무인의 길을 택하지."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면 또 다른 길이 열려. 진정한 고수가 되는 길이 열리지. 칼끝에서 살아가는 무인의 숙명이야."

유백과 수신호위를 바라보던 주여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러네요. 멋있는 것 같아요."

"멋있다니?"

"끝에서 살아가는 무인의 숙명! 처절하면서도 진실해 보여요. 진짜 삶은 그런거구나 싶기도 하구요."

장천우가 피식 웃었다.

"치열하지 않으면 삶이 아니지."

 

 

 

군산 월명 공원 수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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