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은 우리의 생각을 바꾼다.
받아들이고 되세겨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면 주저하게 된다.
선택의 결과가 버겁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수레바퀴는 스스로 방향을 결정했던 이들에 의해 움직였다.
'그러니까'가 아니라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갔던 경험이 쌓이며 조금씩 진하게 짙어지는 삶의 농도, 밀도.
부피가 일정하다면 밀도가 클수록 그 물체의 질량은 커진다.
질량이 크면 그만큼 힘도 강해진다.
우리 인생의 힘은 질량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달렸고, 결국 그 밀도를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렸다.
'같게 주어진 24시간을 가지고 각자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가 중요하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사유하는 힘은 24시간을 좌우하고, 나아가 인생 전체를 좌우한다.
인생의 밀도는 그 생각하는 바를 쫓아 탄탄해지게 된다.
번뇌와 해탈이 둘이 아니다...
모든 종교는 속된 공간에서 떠나 맑은 기운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속세를 사는 때 묻은 이들에게 안식을 주는 기도에서 출발했다...
기도는 요행을 바라는 이기적인 요심이 아니다.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정신과 몸을 하나로 모아 간절하게 다짐하는 숭고한 마음가짐이다.
기록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반추하는 자가 미래에도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는 적자생존이다....
글로 무엇인가를 기록한다는 행위는 사라진 과거의 기억, 아직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생각, 허공으로 흩어지는 말에 갑옷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나는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힘으로 기록을 뽑는다.
둔필승총: 아둔한 기록이 총명한 생각보다 낫다는 뜻이다.
정약용은 일찍이 정보가 넘쳐날수록 이를 기록해야 비로소 자신의 것으로 정리되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바로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다.
스키마는 정보를 통합하고 조직화하는 틀을 가리킨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머릿속에 지식, 정보, 심상을 어떤 추상화된 도식으로 축적시킨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해할 때, 기존의 정보를 꺼낼 때 이 도식을 거쳐 흡수하고 또 분출한다.
즉 미루어 짐작하고, 새로운 정보를 저장된 지식과 비교하며 분석 및 수용하고,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다 빠르게 반응할 때
적용하는 일련의 반응체계, 이를테면 생각의 구조가 스키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아무리 박한 처지에 놓였어도 결코 미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내일 죽을지라도 오늘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포기해도 좋고, 전진해도 좋으니 그 모든 결정은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에 비추어 주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아주 작은 용기는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다.
우리는 언젠가 마지막 갈림길에서 주저앉겠지만, 그 판단을 별 것 아닌 호기심과 용기로 조금씩 유예시킬 수는 있다.
때로는 그런 사소한 결단들이 쌓여 새로운 길을 열기도 한다.
만약 어떤 변화앞에서 주저앉게 된다면, 내가 이쯤에서 그만 두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지레짐작으로 머뭇거리다가 가지도 그렇다고 머무르지도 못한 채 맴도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봐야 한다.
인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것이다.
질문 자체를 멈추게 되면 스스로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된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췄다는 것은 그 판단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는 책임을 모르는 어른을 가리켜 이렇게 평가한다. 비겁한 사람.
'삶은 아직 오지 않은 죽음'이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을 변주하자면, 지금의 정체는 아직 오지 않은 변화일 뿐이다,..
우리 뒤에는 수없이 많은 갈림길이 있었고, 앞에도 변화와 결단을 강요하는 갈림길들이 무수히 놓여 있다.
살아가는 한 그것을 피할 수 는 없다.
이러한 변화의 길목에 서게 되었을 때 취할 수 있는 어른스러운 태도는 한 가지 밖에 없다.
미리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의 정도>는 경영학에서 나아가 삶의 전 영역에서 적용 가능한 "복잡함을 떠나 간결함을 추구하라"를 비롯해
내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적선지가 필유여경과 상통하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기 삶의 길을 떳떳하게 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삶의 정도다"..
일상의 말로 풀자면 내가 무엇인가를 왜 이루고 싶은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을 견뎌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식견과 목적은 멀고 원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아주 짧은 목표점에 도달할 때에는 원대하고 확고한 목적 대신 다른 덕목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에게는 멀리 내다보고 결정한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쌓아 온 지식은 빠져나가도 지식을 쌓으며 다져진 태도만은 오히려 더욱 확고하게 남는다.
그리고 그렇게 축적의 과정을 거치며 하나의 틀로 완성된 삶의 자세를 '격'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오랫동안 칼을 단련하는 노력 자체보다 그 긴 세월을 보상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훨씬 두려워한다.
감나무 가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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