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이 버몬트에서의 스무해를 정리했다면,

<조화로운 삶의 지속>은 메인주에서의 수물 세해를 기록한 책이다.

기존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돌로된 담장을 쌓기위해서 기초를 다질 때 땅을 얼마의 깊이로 파고 넓이는 얼마가 되는지 명확하게 제시한다.

한마디로 따라하기를 해도 될 정도로 자세히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내용이여서 따분한 부분은 건너띄며 읽었다.

하지만, 실제 시골 생활을 하는 날이 오면, 이 책을 제일 먼저 참조해야 할 것이다.


농사를 지어 본 사람들은 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들먹이지 않아도 안다.

지식을 많이 쌓는 일과 지혜로와지는 것이 때로는 반비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크게는 삶을, 작게는 농사일을 많이 배웠다. 이 두 가지 모두 경험 속에 하나로 녹아 있다.

그 경험이란, 덧없는 삶의 물결 따라 허물어져 내리는 사회의 소용돌이와 쓰레기더미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경제를 일구며 버텨 나간 일이다.


슬기롭게 그리고 느긋하게 살라.


힘이 이리저리 흩어지고, 쌓인 경험도 거의 없을 때는 그저 한 발짝 한 발짝 떼 놓는 것만이 올바른 전술이다.


모든 도전은 그것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 있다.

기본 방침을 뿌리부터 뒤흔든 것이 있는가 하면, 사소하게 방법만 바꾸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어려움을 헤쳐 나갈 때마다 그 나름으로 재미가 있었다.

도전에 맞딱뜨려 문제를 해결하거나 매듭을 지을 때마다 그 나름으로 만족을 얻었다.

어려움을 이기고 나면 현실에 더 큰 의욕이 생기곤 했다. 어떠한 도전이든 가깝고 먼 앞날에 대한 전망을 열어 주었다.


겨울 밤 환히 타오르는 벽나로 속에서, 뒤쪽에 쌓아 둔 참나무 장작이 쉿쉿 소리를 내고 앞에서 호두나무 장작이 짝짝 터지며 불타오을 때,

둥그렇게 모여 앉은 식구들 사이에 따뜻한 온기가 도는 정월은 6월만큼이나 즐겁다.


숲은 둘도 없는 내 일터다. 토요일을 애써 비우고 농장으로 갈 때마다 나는 손바닥만한 숲에서 꽤 오랫동안 보낸다.

도끼는 인간이 다루어 온 것 가운데 가장 건강에 좋은 연장이다.

늘 앉아서 글을 써 버릇하는 사람들이나 사무직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돌담이 좋은 까닭은 또 있다.

돌담이 보기에 휠씬 아름답다.

공장 제품이 아니고 가내 수공업 제품이 훨씬 더 오래 간다.


"음식은 간단하지만 이야기 꽃이 핀다.

30분, 어떤 때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어떤 때는 1시까지 앉아 있기도 한다.


삶의 본질은 사는 것이다.



마컴 <밭일을 마치며>

로렌스 <새로운 농업 사회>

피커링 <어떤 이민자 이야기>

시예 <삽과 쇠스랑을 들고>

도일 <작은 농사>

케네스 로버츠 <헨리 그로스와 그이의 수맥찾는 막대>

키케로 <늙어감에 대하여>

베이컨경<숲들의 숲>

루딘 <시골 농부>

리만 부부 <사는 법>

호레이스 그릴리 <바빴던 나날을 돌아보며>

앨코트 <소박하게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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