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읽다만 소설의 남은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하루의 고단함을 달랜다."

이 소설을 이번 주 3일에 걸쳐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사소함에서 뭔가를 기대해 보는 것.

이것이 일상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 아닐까?

 

"이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것이다"

책 제목부터 뭔가가 있어 보인다.

인터넷에서 읽을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다.

 

이 책은 리처드라는 사람이 중심이 된다.

어느날 몸이 갑자기 아파오고 병원으로 가게된다.

그리고 그는 예전의 외톨이 생활에서, 접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이 그와 관계 형성이 되는 확장으로 변한다.

빵을 굽는 사람에게 자신의 멋진 차를 운전할 기회를 주고, 집을 나온 아줌마에게 잠자리, 차를 마련해 주고,

웅덩이에 빠진 말을 구해주고, 차 트렁크에 납치된 여자를 구해주고 모든 일들이 활동적으로 진행된다.

그에게는 이혼한 마누라가 있고,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이 먼 길을 거쳐 찾아온다.

그동안 무심했던 마음과 갈등이 해소되고, 어느 순간 이혼한 아내도 찾아와 세사람은 같이 있는 시간도 갖는다.

그리고 어느날 비가 많이 와서 그는 식탁위에 의지하게 되고 그 식탁은 바다로 떠내려간다.

식탁 위에 있는 그의 위로 헬리콥터가 날아들지만 잠시 기다리라는 얘기를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 이후는 의문으로 마무리 된다.

갑자기 이야기가 허무하게 끝난다.

 

이 책은 나의 인생을 구한 것일까?

아니면 책 주인공 리처드의 인생을 구한 것일까?

섬세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의문이 든다.

시간을 두고 이 책의 제목에 대한 결론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다음은 소설에 나오는 몇 가지 내용을 옮긴 것이다.

 

"당신은 간호사가 아니라 핑크 레이디인가요?"

"간호사예요. 이십 년 전에 은퇴했다가 다시 복귀했어요. 두 번째 직업이죠."

"왜 돌아왔죠?"

"남편이 죽었는데 솔직히 밤에 혼자 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요.

잠도 오지 않고, 그러다가 생각했죠. 밤에 일하면 어떨까. 그러면 집에 있을 필요가 없으니 정신병원에 들어갈 일도 없겠지 하고요."

 

"내가 이런 전화를 하는 건 우리 사이가 나빠지길 원하지 않고, 한 번도 그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은 자기에게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절대 알 수 없는 법이야.

촌스러운 소리인 줄은 안다.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지."

 

오후에는 비가 내린다. 계절에 맞지 않는 폭우이다.

하늘이 시커멓고, 온통 어두워서 그들은 촛불을 켜고 명상을 한다. 그리고 앉는다.

몇 시간 동안 앉아 있는다.

리처드는 앉은 채 잠이 든다.

그러다가 자신의 코고는 소리에 퍼뜩 깨어난다.

 

언덕을 오르다보니 수영하는 여자의 집에 '판매' 표시가 붙어 있다.

그는 남 몰래 기뻐한다. 잘 됐다.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오겠구나. 새로운 뮤즈가.

 

"그저 당신에게 오랫동안 닫혀 있던 내 인생을 다시 열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난 해방된 느낌이에요. 구원받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느닷없이 농산물 코너에 나타나서 날 돌봐줬고, 보답도 바라지 않았어요.

어느 누구도 나에게 그렇게 마음 써주지 않았어요. 마음 쓰는 건 내가 하는 일이었죠!."

이것이 리처드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는 모르는 사람들에게, 누구든 상관하지 않고 이런 일을 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은 '미친 모자장수의 찻잔'을 타고 논다.

"그래서 왜 날 데려가지 않았어요?"

"내가 어디로 갈지 몰랐다."

"내가 아빠를 필요로 한다는 걸 몰랐어요?"

"자식을 둬본 적이 없었잖니."

"하지만 아빠도 한때는 아이였쟎아요. 아버지도 있고 어린 시절도 있었잖아요."

심문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떨어져나가고 남은 것이 없을 때까지 뺑뺑 돌리려는 것 같다.

리처드는 생각한다. 좋아 그렇게 하렴. 난 그래도 싸지.

그들은 한 번도 나눠보지 못한 대화를 하고 있다.

 

"자신에게서 도망칠 순 없어. 누구에게나 역사가 있지."

 

어머니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사람들이 왜 널 필요로 하니? 돌봐줄 자식이 없대?"

"때로는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해줄 수도 있는거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