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의 이지는 육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영혼으로부터 나온다
무너지는 육체와 달리 마음의 상태를 아름답게 유지하며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 사람의 80퍼센트가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의 대다수가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생을 함께 했던 가족들과 격리된 채 눈을 감는다.
온유하고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는 협심증에 걸릴 확률이 휠씬 적다.
문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인 면에서, 활동적이고 야망에 찬 사람들에게 있다.
엔진 계기판의 바늘이 항상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사람들 말이다.
언젠가는 죽고 말 우리, 마지막 순간을 향해 한 걸음씩 서서히 나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
자신의 생이 남들에게 흉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마감될 수 있다는 것은 진정 축복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방광은 신축성과 팽창성을 잃으므로, 전과는 달리 소변을 많이 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노인들은 자주 소변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폐렴은 나이 든 사람들의 친구이기도 하다.
폐렴은 견디기 힘든 모든 종류의 질환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를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 주기 때문이다
세월의 흐름과 그에 따른 인체의 노화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승리하는 인생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양보다는 질을 추구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삶이 한계점에 이르면 특별한 질환이나 사고를 당하지 않아도 그냥 흩어져버리게 마련이다.
어치피 노령화는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고, 그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로 인해 점차 죽음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그 어떤 의심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의 주변 곳곳에서 끊임없이 서성이며 틈만나면 달려드는 치명적인 적들과의 싸움에서, 대항할 힘조차 점점 없어진다면 어찌 그들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인가?
점차 다가오는 무기력이 신체 조직과 기관의 쇠약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이든 기계든 부속품이 닳고 낡으면 기능이 저하되어 결국 정지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란 나뭇잎과도 같다. 무성함 뒤에는 반드시 쇠퇴가 따른다.
죽음의 손을 뿌리칠 수 있다는 환상은 인류 발전의 영속성과 양립할 수 없다.
더 정확히 표현해서 우리의 영생이 우리 자녀들의 권익과 양립할 수 없다는 얘기다.
테니슨도 이런 면에선 뜻을 분명히 했다.
"나이 든 사람은 죽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세상에는 공팡이만이 자라고 과거만이 되풀이될 것이다."
젊은이의 눈을 통해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새로워질 수 있고, 이미 지나가버린 것을 배우고 이해함으로써 재발견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들은 우리들이 지나갔던 수렁에 빠지지 않게 된다.
새 세대들은 스스로를 개선하기를 열망하고, 바로 그 과정에서 인류를 위해 크나큰 공헌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릇 살아있는 생물이 때가 되어 죽음으로써 생이 무대를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노령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준비요, 이 세상을 자손들을 위해 더욱 아름답게 장식해주는 삶으로부터의 부드러운 탈출과정인 것이다.
생에 정해진 한계점이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인생은 균형있는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모든 즐거움과 성취감, 그리고 고통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인생의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중 스스로 보람있고 남들로부터 칭송받을 수 있는 일을 할 시간은 사실 별로 길지 않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시인이 수줍어하는 정부에게 "시간이 없어요! 시간이 마차를 탄 채 가까이 달려오고 있어요"라고 노래했듯 우리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 죽음을 직시할 때,
세상은 한층 더 빠르게 진보될 수 있고 시간은 더없이 소중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대의 죽음은 우주 질서의 한 부분이고, 세상 삶의 일부분으로, 창조의 근원을 이룬다
타인이 그대에게 자리를 내준 것처럼 그대 역시 타인에게 자리를 내주라
곧 죽음이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있으면 매사에 더욱 부지런하고 뜻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조용하고 침착하게' 죽음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그가 펼치는 죽음론이었다.
"삶의 가치는 그 길이에 있지 않고 그 순간순간을 얼마나 알차게 유용했느냐에 있다.
아무리 오래 살았다고 해도, 내용과 결과에 따라 실제로는 얼마 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른 질환과 달리 치매 환자는 자신의 이상 증세를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아무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는 의지력이나 판단력 없이 뇌가 죽어가는 대로 이끌려간다.
사망 후에도 머리카락과 손톱이 계속 자란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며, 사망 후 성장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의 이성적 사고는 초심리학적인 설명이나 종교적 이론을 거부한다.
죽음 앞에 이르러 경험했다는 그 세계와, 죽음과 함께 나타난 독특한 평화로움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닥쳐온 죽음에서 그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점에 강한 의문을 두고 있다.
세상을 떠나야 하는 마지막 시점에서 니타난 평화나 평온함이, 특히 의식할 수 있는 안락감이, 실제보다 훨씬 과장스럽게 표현되지 않았을가 하는 의문도 남는다.
우리 인간이 원래 기대밖의 현상에 익숙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과대평가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견딜 수 없는 고통과 그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 둘 다 혐오스럽기만 하다.
일흔한 번째 인생은 저 멀리서 보내야 할 것 같다.
죽음의 과정이 무섭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조차도 막상 죽음 앞에 서면 대부분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눈 앞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감각은 급습하는 두려움과 공포에 일단 저항감을 보인다.
모든 병마는 각기 짜여진 틀에 맞춰 독특한 형태로 파괴 공작을 진행시킨다.
만약 병마의 전술에 익숙해질 수 있다면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에 대한 쓸데없는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각각의 질병이 어떤 식으로 우리를 죽이는 가를 알고 있다면, 비록 죽음과 맞싸워 패배하는 순간이 올지라도 불필요한 공포로부터는 일단 벗어날 수 있다.
때론 좌절과 실망을 보이고 때론 자신의 무능함을 안타까워하는 의료진들이지만, 자살로 생을 끝낸 사체에 대해서는 좀처럼 슬픔을 보이지 않는다.
몰론 예외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자연스럽지 못한 죽음, 자기 학대적인 죽음에는 충격과 연민의 감정은 생길 수 있을지언정 절대로 고뇌의 감정은 따르지 않는 것이다.
성공적인 인생을 이루기 위해 희망은 필수적이다.
죽음 속에 내재된 존엄성은 죽음 전의 인생이 얼마나 고귀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존엄한 죽음은 우리가 이루어낼 수 있는 희망의 한 형태이고, 그 희망은 생전의 삶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존재 여부가 갈리게 된다.
죽음은 결코 우리 계획에 따라 오지 않는다. 우리의 예상을 뒤엎으며 찾아든다.
우리 모두는 '아르스 모리 엔디', 즉 아름다운 끝맺음을 원한다.
인류가 문자를 쓰게 된 이후 우리는 이상적인 죽음을 글로써 기록해왔다.
자연은 자신이 갈 길을 묵묵히 갈 뿐이다.
자연은 스스로가 만들어 낸 우리 객체가 적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을 진행시킨다.
어떨 땐 심장 질환으로, 어떨 땐 뇌졸증으로, 또는 암으로 그렇게 해서 우리 각자한테도 차례가 돌아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의 세대는 세대에 의해 교체되는 질서로 형성되어 있다.
자연의 도도한 순환과 무자비한 힘에 대항할때 그곳에는 패배만이 남을 뿐이다.
내가 지금껏 들었던 불가사의 중의 가장 이상한 것은,
인간이 죽음을 , 때가 되어 찾아드는 필연적인 종지부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재수가 없어서 혹은 나쁜 운명을 타고나서 죽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로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직과 성실로 살아온 삶, 바로 그것이 우리가 죽을 때 필요로하는 존엄성인 것이다.
바로 어제의 삶이나 지난 주의 삶이 아니라 그 훨씬 전의 과거, 그 몇십 년 동안의 삶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존엄성이 있다.
존엄있게 삶을 영위한 사람만이 죽을 때도 존엄성 있게 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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