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벌어 지는 일상 속의 여성에 대한 말들..

그 말들을 모아서 하나로 묶은 소설이라 생각해 보았다.

세상을 바꾸는 데에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세상을 구성하는 각 구성원들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모든 것을 바꾸고자 한다면 그것은 부작용을 가져오거나 큰 반발을 맞딱드린다.

혹은 그 변화자체에 휘둘려 본래의 의도를 벗어나 버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더디지만 천천히 바꾸어 나가야 할 주제로서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에 대한 그릇된 사고는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하겠다.


사람이 사는데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성공보다 중요한 것이 행복이다.


"은영 아빠가 나 고생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둘이 고생하는거야.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혼자 이 집안 떠매고 있는 것처럼 앓는 소리 좀 하지 마.

그러라고 한 사람도 없고, 솔직히, 그러고 있지도 않잖아."


"죽집도 내가 하자고 했고, 아파트도 내가 샀어.

애들은 지들이 알아서 잘 큰 거고, 당신 인생 이 정도면 성공한 건 맞는데, 그거 다 당신 공 아니니까 나랑 애들한테 잘하셔.

술냄새나니까 오늘은 거실에서 자고."

"그럼 그럼! 절반은 당신 공이지!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오미숙 여사님!"

"절반 좋아하네. 못해도 7대 3이거든? 내가 7, 당신이 3."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달빛이 새파랗게 쏟아지는데...


첫 직장이였다. 첫발을 내딛은 세상이었다.

사회는 정글이고, 학교 졸업 후 만난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니라고들 했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합리보다 불합리가 많고, 한 일에 비하면 보상도 부족한 회사였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개인이 되고 보니 든든한 방패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일을 해내고 진급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고, 내 수입으로 내 상활을 책임진다는 것이 보람 있었다.


어떤 분야든 기술은 발전하고 필요로 하는 물리적 노동력은 줄어들게 마련인데 유독 가사 노동에 대해서는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전업 주부가 된 후, 김지영씨는 '살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때로는 '집에서 논다'고 난이도롤 후려 깍고,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떠받들면서 좀처럼 비용으로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값이 매겨지는 순간, 누군가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겠지.


가해자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했다.


김지영씨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집값도, 물가도, 교육비도,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애초에 물려받은 것이 많거나, 극소수의 고소득 전문직이 아닌 이상 다들 사는 게 팍팍했다...

경기 불황 ,높은 물가, 열악한 노동 현장....사람의 어떤 고난도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 옆벤치의 남자 하나가 김지영씨를 흘끔 보더니 일행에게 뭔가 말했다.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간간이 그들의 대화가 들여왔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면서 돌아다니고 싶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 한국 여자랑은 결혼 안하려고.....


영업 중인 빈 택시 잡아 돈 내고 타면서 고마워하기라도 하라는건가.

배려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무례를 저지르는 사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항의를 해야 할지도 가늠이 되지 않았고 괜한 말싸움을 하기도 싫어 김지영씨는 그냥 눈을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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