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있는 집은 안락하다.
가을 밤이면,
그들은 서로 부대끼며
외로움을 소리로 쏟아낸다.
어둠을 헤치며
먹이를 사냥하는 족재비를 숨겨주고,
잠이 오지 않는 이에게는
기약없는 긴 고뇌와 사색의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가 된다.
잠이 오지 않아도 걱정없다.
설혹 뜬눈으로 날을 지새운다해도.
출근마저도 먼 나라의 병정놀이일 뿐.
이런 망상에 여유롭게 젖어드는데 몇 가지만 있으면 된다.
내 세상의 온전한 주인이 되는 자세,
그리고 정서적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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