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말(이어령 어록집)
짧지만 여운이 있는 글.
'사랑'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오래오래 생각한다는 것.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생각한다는 것을 곧 사랑한다고 했던 겁니다
고(고)는 산크리스트어로, 고통이란 뜻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생로병사가 거기 있죠.
그래서 인간의 의지로 자기 몸을 멋대로 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러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을 그냥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걸로 받아들이면 뭐가없겠어요? 고가 없죠.
그런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걸 마음대로 하려고 할 때 고가 생기는 거예요.
가득한 햇살에는 여름의 충만한 공기에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권태가 있지 않은가.
많은 햇살이 어두은 그늘보다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다.
등대의 외로움이 있을 때 항해하는 배의 외로움은 사라진다.
등대는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에 있기 때문에 비로소 그 사회성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떤 이념, 어떤 부, 그리고 어떤 권력도 공기는 독점 못 한다.
내가 숨쉬는 이 공기는 조금전 바로 남의 허파 속에 들어 있던 공기다.
정보는 적의 정세가 아니라 사람을 끌어안는 정이요, 그것을 알리는 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거할 든든한 집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추워도 아랫목 따뜻한 구들이 있고 한여름 뙤약볕에도 마루방 서늘한 바람이 있는 그런 집 말입니다.
시인 랄프 에머슨은 잡초를 '가치가 발견되지 않은 식물들'이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이 세상에 잡초란 존재하지 않아.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덕이라는 겁니다.
글을 쓰는 순간 나는 글에서 벗어난다.
심하게 말하자면 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러니까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각의 포화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나는 소낙비처럼 글을 쓴다.
물질이나 지식이나 지혜같은 것은 사실 심지예요.
촛불은 심지가 타지 않기 때문에 빛을 낼 수 있죠.
그래서 종교에서 육체를 무시한 채 영을 강조하는 것은 가짜예요.
육체는 촛불의 심지고 영은 거기서 타오르는 불빛이므로, 절대로 심지 없이 빛이 타오를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