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조훈현 지음)
좋은 글이 많다.
나는 그저 생각 속으로 들어 갔을 뿐이다.
내가 답을 찾은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답을 찾아낸 것이다.
모든 발견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이런 거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게 정말 최선일까?' 이런 질문들을 하지 않는다면 생각은 시작되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맞서서 해결하는 사람. 포기하지 않고 끝가지 노력하는 긍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격에 문제가 있는 자에게 높은 벼슬이나 비장의 기술을 전수하지 말며,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생각은 행동이자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는 그 사람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상의 무게를 견뎌낼 만한 인성이 없으면 잠깐 올라섰다가도 곧 떨어지게 된다.
바르게 생각할 줄을 모르면 바르게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은 나무처럼 가지를 뻗으며 자란다.
한 번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를 뻗으면 계속 그 방향으로 자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간단한 일일지라도 원칙과 도덕을 지켜야 한다.
원칙과 도덕이 쌓이고 쌓여 습관처럼 몸에 배여야 언젠가 큰 선택을 할 때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올바르게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되려면 인격, 인품, 인성을 모두 갖춰야 해...
인품과 인격을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매너는 가르칠 수 있어도 인품은 못 가르친다.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자체가 어저면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인성, 인품, 인격은 그냥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제자가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이겼다고 우쭐해하면 지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수천 번의 지는 경험을 쌓아야 하므로 일상의 경험으로 덤덤하게 바라봐야 한다.
지키려고 할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막상 다 잃어버리니 자유로웠다...
수많은 판을 싸우면서 나는 내가 언제든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졌다고 포기하면 바둑은 끝난다.
그러나 역전의 기회가 있다고 믿으며 끝까지 수를 찾다 보면 기회가 온다.
이길 수 있다면 이겨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워라. 반전의 기회는 언제든 온다.
패배의 아픔에 절대 무뎌지지 않는 투쟁 정신, 어떻게 보면 이것이 계속 이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훗날 정상에서 내려와서야 알게 되었다.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수없이 입으면서도 계속 싸움터로 뛰어드는 건 대단한 기질이다.
"매일매일 노력하는 사람이 가장 두렵다"라는 조치훈의 말은 고바야시를 염두에 둔 것이다.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더 중요한 건 먹고 사는 것이다. 먼저 먹고사는 길부터 뚫어야 한다.
빠른 것은 쾌감을 준다. 재미있고 짜릿하다. 하지만 그것만 좇다보면 신중하고 사려깊은 태도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정말로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하여 결정해야 하는 때에 경솔한 판단을 하게 된다.
우주류로 유명한 다케시마 마사키 9단은 단 하나의 수를 결정하기 위해 제한시간 9시간중 무려 5시간 7분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그 5시간 7분 동안 그는 정말 진지한 얼굴로 바둑판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은 그 장면이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 바둑알 하나 놓은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5시간이 넘게 고민할 것일까?...
지금 잘못 놓은 돌 하나가 훗날 내 목을 조이거나 내 등을 치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신념은 이러 시선을 뛰어 넘는다. 신념대로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영혼에 자유로움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바둑이 시간 제한과 초읽기라는 공평한 틀 안에서경쟁하는 것처럼, 세상도 시간의 제약 안에서 공평하게 싸운다...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가 되고 싶다면 어린 시절부터 시간 제한이라는 압박 속에서 많은 일을 성취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바둑은 결정을 못하고 초읽기 시간을 넘기는 것보다는 차선의 수라도 놓는 것이 낫다고 가르친다.....
프로에게 시간과의 싸움은 숙명이다. 도한 프로라면 그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아니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픈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바라보자. 날마다 뼈아프게 그날의 바둑을 복기하자.
그것이 나를 일에서 프로로 만들어주며, 내면적으로도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켜 줄 것이다.
진심으로 이기고 싶다면 이기는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 배워야 한다.
하나라도 더 질문해서 그 사람의 아이디어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